시인 이정록 교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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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록 시인 제8시집 "담양장날" 수록시 - 시인 이정록 교수

시인 이정록 교수 2023. 4. 28. 17:42

<제8시집 담양장날 수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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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이정록  

물수세미꽃밭 노닐던 버들치 낙아채
물고 나는 어미 두루미 고혹하고
소나무 둥지에 새끼들 눈처럼 하얗다

사십문짜리 검정고무신이 소환되는
그 어느 여름날

물새 흰 똥이 설화처럼 핀 소말뚝
갈색의 추억을 소환하는 습지 갈대밭
흰 물감을 풀어 수채화를 그리는 두루미

흑백 활동사진으로 촤르르 지나가는
개헤엄으로 스스르 지나가는
그 여름날 개구쟁이 알몸 실루엣

길 없는 정글 떠돌아다니다
물수세미꽃 찾아 소나무 둥지 찾아
잃어버린 사십문 검정고무신 찾아
게헤엄으로 모천을 거슬러 오르는 목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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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란지교

       이정록

그대의 초연함을 관조한다는 건
그대의 순수를 향수한다는 건
가슴 설레이는 축복입니다

차갑게 엄습하는 냉혹한 세상속에서
그대의 따뜻한 향기가 있기에
세상을 힘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가까이서
때로는 멀리서
그대를 향수 한다는 건
그대를 많이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대의 이름없는 향기는
척박한 들녘에서 유영하는
자유로운 성자가 될 것입니다

나를 속박하는 향기여
호흡만 해도 천상을 유영하나니
나는 그대의 나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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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화春花

      이정록

반짝반짝
그댄 누구신가요?

난 그대가 정성껏
별밭에 심어놓은 별꽃이예요

뚝뚝뚝뚝
그댄 누구신가요?

난 그대가 슬플 때면
하늘에서 울어주는 봄비예요

두근두근
그댄 누구신가요?

난 그대한테 반해서
늘 두근거리는 대지예요

발갛게 달아오를 봄동산으로
그대 마중하러 나가요
심장이 콩닥이는 소리 들리시나요?

들어도 못 들은 척 해줘요
아무리 애를써도 감출 수가 없네요
그댈 사랑하는 맘

먼 발치서도 들리네요
그대 걸어오시는 꽃신 소리

수줍으니 활짝 웃어 주세요
날 꽃가슴으로 안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