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꽃 ?
시/ 고 은
올라갈 때는
꽃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오로지 정상에
오르겠다는 생각에
미처 볼 겨를도 없었고
숨이 차고 힘들어서
볼 여유도 없었습니다
참 아쉽습니다
올라갈 때 보였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잠시 멈춰서서
바라보기도 하고
쓰다듬어 주기도 하고
어떤 모양인지
무슨 색깔인지
자세히 보면서
그 꽃들과 대화도.
나누었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내려올 때에야
보였습니다
목표를 다 이루고 난 후
천천히 내려오니
그 때서야 보였습니다
내려올 땐 그나마 볼 수
있어 다행인데 그래도
여전히 꽃들과의 대화는
어려운 일이 됩니다
안타깝게도
그냥 스쳐 지나가고야
마는 순간입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성취만을 위해서
일만 바라보고 부지런히
올라갈 때에는
주위에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보이질
않습니다
다 이루었다고 생각하고
난 이후에 내려갈 때에야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꽃은그대로 일지
모르나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다 멀어지고 떠나고
없습니다
사람은 올라갈 때
보지 못하면
그렇게 사라지는 겁니다
다시 만날 수 없습니다
다시 주어지지 않습니다
한 사람 . 한 사람
그 소중한 사람들은
다시 볼 수 없습니다
올라갈 때 보십시오
올라갈 때 만나십시오
올라갈 때 챙기십시오
올라갈 때 보살피고
쓰다듬어 주십시오
주위의 그 소중한
사람은 내려갈 때는
이미 없습니다
올라가는 길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때론 다른 사람들에게
뒤처지더라도
행여나 끝까지
못 올라 갈지라도
꽃보다 아름다운
주위의 사람들만은
당신은
보고, 만나고, 대화하고,
살피고, 챙기십시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습니다
화향(꽃향기)은
백리를 가지만
인향(사람의 향기)은
만리를 간답니다..!
주변의 사람들과 소중한
인연을 놓치지 말고
이어가세요.
? 시인 고은 선생님의
작품으로 노벨문학상
후보에도 올랐던
작품 입니다...
편집/승목 이정록
2015.05.29
Photo by Arte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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