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정록 교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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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언서판

시인 이정록 교수 2016. 11. 3. 15:29

 

- 신언서판 -

 

겉 거죽은 반듯하나

조악하고 심모하지 못해

말이 거죽을 못 따라가고

 

말은 수려하고 번듯 하나

가벼움을 추스리지 못해

글이 말을 따라가지 못 하고

 

글은 천하를 품고 사랑을 논하며,

연민을 배설하나

행실에 대한 옳고 그름의 판단력은

세월과 상관 없이 변함이 없고...

 

행동이 그리 쉽게

습관 될 줄 알았더냐?

 

말이 그리 싑게

배설해도 되는 것인 줄 알았더냐?

 

글이 그리 쉽게

생각 없이 정리 될 줄 알았더냐?

 

세월이 그리 쉽게

판단을 성장시킬 줄 알았더냐?

 

알면서도 수행하지 못하는

가증스러운 원죄를 한탄 하며

 

오늘도 나는

나에게 편지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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