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정록 교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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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는 자작하지 않는다

시인 이정록 교수 2016. 9. 6. 22:53

 

 

 

 

 

 

 

 

 

 

 

 

- 신인 문학상 당선작을 소개 합니다 -

 

이번 (사)스토리 문학 신인문예 공모하여

6편중 3편이 당선. 되었습니다

 

공모시여서 이론과 원칙에

충실하였고 기교는 최대한 자제하였습니다

 

3편중 우선 제1편을 소개 합니다

감사 합니다^♡^

 

송목 이정록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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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편 ]

 

- 자작나무는 자작하지 않는다 -

 

승목 이정록

 

산악회에서 원대리 자작나무 숲으로

겨울 트래킹을 갔다

흰 눈과 어우러진 자작나무 숲은

삭풍 휘돌아 나가며

윙윙 울고 있었다

.

 

어릴 적 대나무에 인두그림을 그리시던 아버지가 떠오른다

대나무를 쪼갤 때 자작자작 울던 공명

그림이 잘 되지 않는 대나무통을 던지면

삭풍처럼 울던 소리가

자작나무 숲에서 들린다

.

 

저 순백의 몸짓은 차라리

아버지의 몸짓이었다

큰 대칼로 쪼개 무릎 위에 얹어

조름대로 훒어 내리던

아버지가 자작나무 숲에서 눈발과 함께 춤추고 있다

.

 

아버지는 모든 것을 홀로 해결하시며

우리를 길러내셨지만

결코 홀로이지 않으셨다

.

 

참빛 합죽선 붓통의 등에 인두를 달궈 그리는 사군자는

아버지에게 친구와 스승과 길과 꿈을

데려다 주었다

.

 

아버지는 인두를 통해

사군자를 만나듯

자작나무는 바람과 별과 구름과 어둠을

가슴에 새기고도

흰 한삼자락 휘날리는

선비처럼 우직하다

 

2016.09.06

 

Photo by Arte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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