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인 문학상 당선작을 소개 합니다 -
이번 (사)스토리 문학 신인문예 공모하여
6편중 3편이 당선. 되었습니다
공모시여서 이론과 원칙에
충실하였고 기교는 최대한 자제하였습니다
3편중 우선 제1편을 소개 합니다
감사 합니다^♡^
송목 이정록 배상
------------------------
--------------------
[제 1편 ]
- 자작나무는 자작하지 않는다 -
승목 이정록
산악회에서 원대리 자작나무 숲으로
겨울 트래킹을 갔다
흰 눈과 어우러진 자작나무 숲은
삭풍 휘돌아 나가며
윙윙 울고 있었다
.
어릴 적 대나무에 인두그림을 그리시던 아버지가 떠오른다
대나무를 쪼갤 때 자작자작 울던 공명
그림이 잘 되지 않는 대나무통을 던지면
삭풍처럼 울던 소리가
자작나무 숲에서 들린다
.
저 순백의 몸짓은 차라리
아버지의 몸짓이었다
큰 대칼로 쪼개 무릎 위에 얹어
조름대로 훒어 내리던
아버지가 자작나무 숲에서 눈발과 함께 춤추고 있다
.
아버지는 모든 것을 홀로 해결하시며
우리를 길러내셨지만
결코 홀로이지 않으셨다
.
참빛 합죽선 붓통의 등에 인두를 달궈 그리는 사군자는
아버지에게 친구와 스승과 길과 꿈을
데려다 주었다
.
아버지는 인두를 통해
사군자를 만나듯
자작나무는 바람과 별과 구름과 어둠을
가슴에 새기고도
흰 한삼자락 휘날리는
선비처럼 우직하다
2016.09.06
Photo by Artem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