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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니스 왕자

시인 이정록 교수 2017. 1. 5. 04:32

 

- 아도니스 왕자-

 

 

                승목 이정록

 

 

 

그대의 삶에서도

한 두번 쯤

허한 바람이 스쳤겠지

.

 

그 바람에 갈대 숲이 일렁일때처럼

구름 속 달무리 질때처럼

남녀 격정의 사랑 지나간 자리처럼

아리고 시린 흔적 남겼을까?

 .

 

그대 알몸 구석구석

그대 뼈 마디마디

피 멍든 상처 연못처럼 고여 있을까?

.

 

그대 젊은 초상에도

언제 인가는

황혼 빛 노을 꽃잎처럼 스러지겠지

.

 

그럼 그때

그대와 나 구석구석 마디마디

아린 상처 섞고 섞어

풍상에 흔적을 비비고 비벼

그대 심혼 깊고 깊은 곳

그 곳으로 스미어

죽을만큼사랑할 수 있을까?

.

 

그대에 끝없는 욕정

아네모네의 자궁 속 후리는

연민과 애증의 사랑처럼

.

 

촉수로 감아 틀어

격정의 정념으로 잉태하고

비련의 아리고 아린 눈물로 해산하는

장미꽃이려니

.

 

그 꽃을 사랑했던 난,

비련의 주인공

 

 

 

 

                       201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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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목 스토리]

 

 

죽으면서 흘린 피에서

붉은 아네모네가 피어난

미소년 아도니스는

근친상간의 소산이다

.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노여움을 사

아버지에게 정욕을 품에 된

퀴프로스의 스뮈나르 공주는

부왕 키뉘라스를 취하게 하여

동침에 성공한다

.

 

뒤에 이 사실을 안 키뉘라스가

임신한 딸을 죽여려 하자

공주의 기도에 감응하여

신들은 그녀를 몰약나무

(스뮈나르는 그리스어로 몰약나무를

가리킴)로 변신시키지만,

더욱 분통이 터진 키뉘라스가

나무를 두 동강 내버리자

그 속에서 아도니스가 튀어나왔다

.

 

아프로디테는 이 아기를

지하의 여신 페르세포네에게 맡겨

보호를 부탁한다

.

 

눈부시게 아름다운

청년으로 성장한 아도니스를

페르세포네가 돌려주지 않자

아프로디테는 제우스에게 중재를 요청, 아도니스는 1년의 삼분의 일은

페르세포네와, 또다른 삼분의 일은

아프로디테와 지내고,

나머지 삼분의 일은

그의 자유의사에 맡겼었다

.

 

아도니스를 더 많이 차지하게 된

아프로디테를 내세운 페르세포네는

아프로디테의 애인인 난폭한 군신

아레스를 사주,

사냥 나간 아도니스를 멧돼지에 받혀 죽게함으로써 그를 온통 차지한다

.

 

아도니스의 죽음에 애통하는

아프로디테의 눈물에서

장미가 태어났다니,

여신의 깊은 상심을 알 만하다

.

 

이에 아프로디테가 페르세포네가

아도니스를 1년의 반은

아프로디테와 지낼 수 있도록

허락함으로써,

아도니스를 둘러싼 두 여신의 투쟁은

원만한 타결에 이르렀다

.

 

이로써 붉은 피를 흘리며 죽은

아도니스는 부활하게 되었던 것이다

 

아도니스는 셈어로

'주(主)님'이란 뜻이다

.

 

그 어원에서 짐작되듯

아도니스는 동방 기원이다

.

 

꽃피는 4월, 지상에 왔다가

비를 내리고 축축한 가을이면

지하로 돌아가는 아도니스는

바로 죽음과 부활을 거듭하는

새싹의 정령이니,

.

 

고대 시리아의 비블로스 지방에서는

해마다 4월이면

아도니스축제를 열었다

.

 

봄이 오면

아네모네 꽃씨를 화분에 심어

정성들여 꽃을 피운

비블리스 여인들이,

아네모네가 이내 시들면

아프로디테의 사랑을 받던

아도니스의 죽음을 애도하여

통곡 속에

꽃상여를 만들어 성대하게

장례를 지냈다고 한다

.

 

아도니스축제는

죽음과 같은 겨울로부터

대지의 부활을

기원하는 전형적인 계절제로서

계승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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