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의 끝자락 -
승목 이정록
목비 내리는 산촌 마을
숨 고르기 들어갑니다
.
눅눅히 울어대던 참매미
낙엽송 매달려 목을 축이고
.
목청 따는 까마기 들
시끄러움도 빗소리에
묻혀 버립니다
.
여름 막바지
뜨거운 햇살에
알몸 익히던 끝물 참외는
그만,
파랗게 질린채
자지러져 나뒹굽니다
.
소나무 밑둥에
자리잡은 개미떼는
온 잔디밭을 헤메다가도
비 서너 방울에
그만 땅굴 속으로
삽시간 숨어버렸습니다
.
막바지 결실을 위해서
쉬어가라며 비는 그렇게
천수 흗뿌려
저녁 나절을 촉촉히
적셔 줍니다
.
비 내리는 산촌 마을은
잘려 나간 옥수수 대궁 속으로
아늑하고 달콤한
휴식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2016.08.28
Photo by Artem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