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정록 교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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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끝자락

시인 이정록 교수 2016. 8. 29. 16:43

 

 

 

 

 

 

 

 

 

 

 

- 여름의 끝자락 -

 

승목 이정록

 

목비 내리는 산촌 마을

숨 고르기 들어갑니다

.

 

눅눅히 울어대던 참매미

낙엽송 매달려 목을 축이고

.

 

목청 따는 까마기 들

시끄러움도 빗소리에

묻혀 버립니다

.

 

여름 막바지

뜨거운 햇살에

알몸 익히던 끝물 참외는

그만,

파랗게 질린채

자지러져 나뒹굽니다

.

 

소나무 밑둥에

자리잡은 개미떼는

온 잔디밭을 헤메다가도

비 서너 방울에

그만 땅굴 속으로

삽시간 숨어버렸습니다

.

 

막바지 결실을 위해서

쉬어가라며 비는 그렇게

천수 흗뿌려

저녁 나절을 촉촉히

적셔 줍니다

.

 

비 내리는 산촌 마을은

잘려 나간 옥수수 대궁 속으로

아늑하고 달콤한

휴식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2016.08.28

 

Photo by Arte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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