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정록 교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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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김라일락

시인 이정록 교수 2020. 4. 13. 11:51

 

미스김라일락

 

         이정룍

 

무성한 초록으로 가는 길목

매미 날개옷 손질하고 목청 다듬는 숲가에서

그녀를 만나는 계절이다

 

당신이 첫사랑이란 유혹의 말처럼

뜨거운 계절로 가는 길목에서

그녀를 만나는 계절이다

 

가까운 강나루 물빛보다

하얀 한풀이 쏟아내는 바다가

가슴으로 다가오는 계절이다

 

물범이 섬을 베고

물풍선 터뜨리며 잠꼬대하는

수평선 너머가 더 그리울 때다

 

사랑을 향한 아득한 몸부림이

연민을 향한 아련한 그리움이

더 간절해질 때다

 

첫사랑 설래임처럼 간절하면 

삶의 찌든 것들까지도

새로워지고 순결해질 때다

 

사 월의 하녀 라일락이

오 월의 여왕 장미에게 바치는 리라향이

그윽하게 피어날 때다

 

먼저 왔다 먼저 가는 꽃들이

참혹한 달 사 월이라 노래했듯이

그 끝자락에서 간절히 만나야겠다

 

몽롱한 보라빛 내음에 취해

세상의 악하고 더러운 독소 해독하며

그녀 품에서 잠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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