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정록 교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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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와 친구들

시인 이정록 교수 2016. 3. 23. 00:34

 

 

 

 

 

 

 

 

- 자작나무와 친구들 -

 

하얀 눈꽃이

소복히 쌓이고

삭풍 휘돌아,

 

자작나무 걷옷을

걷어 내어 오를수

있는곳까지 치달아

산야 폐부에 흗뿌린다

 

자작나무 벌거숭이

몸뚱이 대지와

숲의 정령들에게

영혼을 맏낀다.

 

그런 나신에서

난 떨고 있는

내 영혼을 보았다!

 

눈길 숲속 등성이

헐벗어 돌아가는

나를 보았다!

 

이름모를

바람에게 상처받아

너덜해진 날개쪽지

부르르

떨다가 울다가,

 

간신히,

허공의 기대어 서는

저 삭막해진 표표한

심연을 보았다!

 

고목나무 꽃핀다 했던가

행복인지, 행운인지,

헐벗은 목신,

 

하얀 설화가

꿈을꾸고,

 

상황버섯

노릿한 꽃을 피우고,

 

검 붉은 차가버섯

둥지를 툴어 쥐고,

 

말굽버섯이

귀엽게 달리며

시조를 친다.

 

무릉도원이 별거든가?

 

이쯤되면 행복이지

이젠 털고 일어날때가

된게지!

 

벌써,

봄은 산넘어 선경

샛강으로,

 

춘풍의,

돗달고 거 하신다

좀전 산까치가

귀뜀 했음이니,

 

이젠,

희망의 봄을 모실

생육의 자양분을

정령들 뒤간 뒤져

이 숲속의 나눠야겠다.

 

난 행복해질것이다!

 

봄이 오면

설화가 눈물흘리니

목을 축일것이고,

 

버섯 친구들이

내게 부족한

영양을 은혜 하고,

 

봄바람 타고

오시는

임도 보게 될테니,

 

이젠,

옷을 하얀 금실로

한땀 한땀 수를놓아

한벌 지어야겠다!

 

시/승목 이정록

2013.03.20

 

Photo by FunGuy Hu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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