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작나무와 친구들 -
하얀 눈꽃이
소복히 쌓이고
삭풍 휘돌아,
자작나무 걷옷을
걷어 내어 오를수
있는곳까지 치달아
산야 폐부에 흗뿌린다
자작나무 벌거숭이
몸뚱이 대지와
숲의 정령들에게
영혼을 맏낀다.
그런 나신에서
난 떨고 있는
내 영혼을 보았다!
눈길 숲속 등성이
헐벗어 돌아가는
나를 보았다!
이름모를
바람에게 상처받아
너덜해진 날개쪽지
부르르
떨다가 울다가,
간신히,
허공의 기대어 서는
저 삭막해진 표표한
심연을 보았다!
고목나무 꽃핀다 했던가
행복인지, 행운인지,
헐벗은 목신,
하얀 설화가
꿈을꾸고,
상황버섯
노릿한 꽃을 피우고,
검 붉은 차가버섯
둥지를 툴어 쥐고,
말굽버섯이
귀엽게 달리며
시조를 친다.
무릉도원이 별거든가?
이쯤되면 행복이지
이젠 털고 일어날때가
된게지!
벌써,
봄은 산넘어 선경
샛강으로,
춘풍의,
돗달고 거 하신다
좀전 산까치가
귀뜀 했음이니,
이젠,
희망의 봄을 모실
생육의 자양분을
정령들 뒤간 뒤져
이 숲속의 나눠야겠다.
난 행복해질것이다!
봄이 오면
설화가 눈물흘리니
목을 축일것이고,
버섯 친구들이
내게 부족한
영양을 은혜 하고,
봄바람 타고
오시는
임도 보게 될테니,
이젠,
옷을 하얀 금실로
한땀 한땀 수를놓아
한벌 지어야겠다!
시/승목 이정록
2013.03.20
Photo by FunGuy Hu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