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빛 전설
----하루속히 평화통일이
이루어지길 소원하며
승목 이정록
유 월의 그날이 오면
온 산하 핏빛으로 얼룩진 그날이 오면
동족의 피 중력을 거슬러 올라
통한의 혼불 백두대간을 타고
저 남쪽 마라도에서 대륙 중원까지 뻗친다
통한의 세월이다
포화의 파편으로 산화되어
산하에 흩뿌려진 호국영령들의 넋이 여기 있다
뼈를 깍아 세우고 혼의 붓을 들어 피로 쓴 비목
풀이 무성히 돋고 들꽃 홀씨 뿌리 내려
오늘도 핏빛 그리움을 전한다
비목은 아직도 처절했던
저 초원에서 저 고지에서 저 강가에서
피로 얼룩진 임 편지 속 사진 부여잡고
피눈물 지천을 이루고
그날이 오면 통곡으로 외친다
사랑하는 후손들이여
천심天心이 흘린 피 헛되이 하지 말라
저 노을이 쓴 핏빛 전설을 늘 상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