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버이 흉내 -
승목이 정록
침묵의 신음 따라 흐르고
흘러왔던 세월
여기 똘감나무 노을빛 물들이고
그 노을빛 어느새 황혼의 아버지 모습
어머니 모습으로 아른거린다
비워가는 세월이 줄을 서고
하나씩 옷을 벗어 내어주는
어버이 흉내 닮아 간다
어느 길 어느 모퉁이
어느 뜨락에서 날개 접고 알몸 서서
노을빛 물들인 태를 잇는 작은 씨앗
홍시가 익어 갈 때쯤
황혼의 시름 덜고 곱게 감물 들인
어머니 치마폭으로
아버지 삼베 적삼 속으로
안기고 싶은 나를 바라본다
들녘 논뺌이 호밀밭
백발 터는 소리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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