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사랑 ×2 --
승목 이정록
설꽃이 핀 나목(祼木)에
춘우(春雨)가 다가와 잠든 뿌리들
기지개를 켜고 있을 무렵
춘녀(春女)에 촉촉한 젓가슴 풀어 헤친
속살 내음에 환장한 벌 나비 꽃받이 하던 날
온 산야 새순들 몽롱해 지던 날
첫사랑은 이렇게 시작되었어
길 잃은 기러기 한 쌍
불그레 동녘 하늘 정처없이 날다가
뜨거운 가슴 잉태한 첫사랑으로
뜨거운 숨을 쉬고있어
사연 없는 편지 없고
눈물 없는 사랑이 없으며
아픔 없는 삶의 순간들 왜 없겠는가
첫사랑처럼 늘 설래이며
지지고 볶는 깨소금처럼
알콩달콩 친구처럼 동행을 했어
그 어렵다는 평생동지로 살다가
자그만 별을 짓는 원소(源素)되어
머나먼 행성에서 오두막 짓고
첫사랑으로 다시 만나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