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 과 화 -
(無果花)
승목 이 정록
.
.
무과화 꽃잎
시름 겨워
꽃눈 되어 내린다
.
사랑하는 이의 열매를
맺지 못해 눈썹이
촉촉히 젖은 무과화
.
달 밤에 피어나는 야화가
사랑의 합궁에도
결실을 맺지 못 한 채
달 무리 지는밤 꽃잎을 떨군다
.
향도 과실도 남기지 않은,
남겨질 거라곤 향기 없는 꽃잎뿐
조각나는 슬픔 애써 외면하려
이별 가리는 꽃눈이 내린다
.
귓잔등 내려 앉은 꽃잎 꺼억 거리고
내 안에 떨어져 층층 쌓인 꽃잎들
외로운 나를 더욱 더 시리게 하고
고독한 심연의 설화로 피어난다
.
남기지 못한 허무에 서러움
내 안에 무과화
무상한 존재의 전설로
내 심연의 피었다
2016.04.08
Photo by Artem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