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련 -
승복 이정록
나의 세상
마차 덜컹거리는 소리 위로
펼쳐지는 편백 숲
황금빛 노을이 물들이는 세상
금빛 빗자루가 쓸고 간 세상
마법에 걸린 세상
나는 달리며
참빗 빗살 속에서 사군자 낙죽 치시는
아버질 보았고
물장구치는 개구쟁이 친구들도
누나 동생들도 보았다
어머닌 부석 벽에 부적 붙이시고
두 손 모아 비비시어
액운을 떼어 내신다
나는 보인다
졸참나무 숲속
눈빛 떨구는 홍엽이 보이고
산화한 노을 머금어 핀 설화가 보이고
잔설 비집고 만세 부르는
연둣빛 싹수가 보이고
발그레 미소 짓는 꽃망울이 보이고
유두 빛 입술 톡 터뜨리어
활짝 피어난 꽃송이가 보인다
그러나 연민 속 묻어버린
그녀는 보이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