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정록 교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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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로차 시향과 버무리다

시인 이정록 교수 2017. 6. 28. 12:47

 

 

 

- 죽로차 시향과 버무리다 -

 

(신선경 소쇄원에서 사랑을 낚고

        시어를 낚고 세월을 낚아 보련다)

 

          승목 이정록

 

식영정 천년 송화향 면암정 스미니

와송 향불을 피운다

요염한 와송 향

송강정 시객 흑매화로 피어나

명옥헌 사랑방 침향으로 머물다

대숲 바람에 스미어

광풍각 마루에 오르니

햇살도 따라 들어 오누나

 

영산강 원류 살아 숨 쉬는 추월산

천삼화 피어나고

까치가 알을 붐는 까지봉

푸른 솔 독야청청하는 장원봉이 병풍을 두르니

소쇄처사 양공지려의 정자원림

벽오동 앉은 봉황 닮았구려

 

풍상 흔적 이끼 계류 타고 흐르고

더께 세월 뿌리 내렸으니 소쇄옹의 꿈

가사문학 달빛으로 떠 오른 고운빛

황매화 젖가슴 들이고

수련화 솟곳치마 들이고

벽오동 보라색 눈썹에 걸어 놓고

사랑방에 매향이 들이어 다향을 치다가

온돌방 비껴 들이고

꿀잠을 청하는구나

 

꿈 결 흐르던 휘영청 달빛

추성고을 지나 금수강산 돌아

우주를 아우르고

매향이 깨기 전 돌아 와

댓잎 이슬 속에 잠이 드니

우주가 잠긴 이슬

시객 죽로차라 이름 짖고

호리병에 담는구려

 

이끼 낀 상념들

계류의 맑은 물에 씻어 볼까?

대숲서 불어오는 죽향에 씻어 볼까?

이슬 친 물소리 눈빛 사이

양산보 낭창 소리 들리는디

연못에 야리 핀 수궁화 자궁 밑

아스라이 다가 가서

사랑을 낚고

시어를 낚고

세월을 낚아 보련다

 

                   2017.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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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쇄원: 전남 담양에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 정원

 

*제월당: 소쇄원내에 위치한 정자로서 일종에

              책을 읽는 독서당과 묵객들과 담소를

              나누고 잠을 자는 온돌방이 있는 공간  

              (달빛을 들인다 하여 제월당이라 함)

 

*광풍각: 소새원내에 위치한 정자로서 손님을

              맞이하고 담소를 나누는 사랑방

             (바람을 들인다 하여 광풍각이라 함)

 

*소쇄처사 양공지려: 양산보의 조촐한 집이라는

              뜻으로 우암송시열이 친필로 쓴 글

 

*양산보(1503-1557):조선 중종때사람으로

             과거에 급제하였으나, 조광조의 문하에

             있다가 기묘사화로 조광조가 사사되자

             관직을 버리고 낙향하여 풍류를 즐기며

             운둔 생활을 한 사람으로 일명 소쇄옹,

             소새처사로 불림

 

*우암: 송시열의 호

 

*추성고을: 담양의 옛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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