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년 만년 이어 갈 사랑 -
승목 이정록
혹한 견디려
목피 켜켜이 껴 입은 매목
봄 맞으러 탈각을 하고
수피 속 흐르는 흥건한 기운
부풀은 여린살을 다듬은 나긋한 가지
가려논 늘씬한 자태 드러내고
마디 마디 매듭 꼬아 물드리고
꽃 들자리 움 틔워 낸다
.
연두빛 여린 싹의 날개짓,
파리한 봉오리 댕기 풀어 제치고
톡 터뜨린 암술 뽀얀 속 살 드러낸
첫 일성이 눈물이다
긴 긴 생채기 아픔 이겨내고
뜨거운 눈물을...
.
쌉싸름한 봄 오는 새벽
핏빛 여명 산야를 깨우고
알싸한 매화 여린 햇살 빗질
덜 깬 잠 덜어내고,
봄바람 유혹에 은밀한 속 살 달싹여
쌉싸름 향기 찾는다
.
얼마나 기다렸을까
얼마나 기다리고 서성였을까
.
어둠이 내려 앉은 밤
별빛 나리는 애련의 강을 걸으며
한 선율씩 바람의 날린 사랑
푸른 등불 밝히는 가야금 애상곡
현을 튕기나니
별빛은 저리도 빛나
추억의 소야곡을 부르는 그대가
숨 막히도록 보고 싶구려
.
밤하늘 나리는 별빛 사랑아
강물에 흐르는 꽂잎 사랑아
어여오라 사랑아
내 사랑아
천년 만년 이어갈 우리의 사랑
끝나지 않았으리니...
2017.03.02
Photo by Arte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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