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눈이 꿈꾸는 혁명 --
승목 이정록
하늘이 하얗게 내려 앉기전에
겨울의 들창을 손질해야겠다
지난 세월 쌓인 고독과 슬픔
먼지처럼 훌훌 털어 내고
상처 투성이인 너덜한 커튼을 걷어내고
엄동설한 칼바람에도 숨 죽지 않을
들지름 등불 하나 밝혀야겠다
그리고 춤을 추어야겠다
들판의 억새들이 서걱이듯
새들이 옹달샘 물 마시듯
실개천 여울목이 노래하듯
전설의 바다처럼 찬란하고도
차가운 춤을 추어야겠다
세상은 아름다운 것
혁명같은 사랑과
혁명같은 노동과
혁명같은 감동이 어우러져
새로운 혁신을 꿈꾸는 것
품으면 겨울은 오히려 따뜻하지
긴긴 겨울잠이 구들장
군불 지피는 열망으로
온기를 덥혀야겠다
쌩쌩 까는 북풍처럼 피어나는
설화의 추억은 소중한 것
아리고 멍지고 얼얼한
긴 겨울의 기다림은 경이로운 것
히늘이 하얗게 내려 앉기전에
겨울의 들창을 열어 젖혀야겠다
풀벌래 소리 잠들은 들판에서
새순이 혁명을 꿈꾸는
연두빛 춤을 추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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