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정록 교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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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유인력 상수

시인 이정록 교수 2017. 12. 17. 22:21

 

 

-- 만유인력 상수 --

 

       승목 이정록

 

 

난, 절대 안된다고 했다

 

옆집 금숙이가 날 엄청 좋아하고

단오 때 오째 아저씨네 대밭에서 내 손을 꼭 잡은

금숙이가 나는 아빠되고 자기는 엄마되야 하니

엉굴에 사는 백여우에게 넘어가지 말라고

넋을 놓으면 사생결단을 낸다고 해서

난,절대 안된다고 했다

 

아부지 참빛 심부름을 가지 말걸 그랬어,

 

자운영꽃 보다도 작다

풀꽃같이 가녀리다

종달새처럼 쫑쫑 거린다

그런 작은 소녀가 달보다 더 쎈

힘으로 날 끌어 당긴다

이브에 사과처럼 엄청난 인력으로

난,소녀의 늪으로 푹 파묻혔다

그녀의 질의 양은 공간의 크기와

비례하지 않는 것 같다

소녀의 유혹이 얼마나 강력한지

그토록 목석같던 내 심장이

천당에서 지옥까지 지옥에서 천당까지

등가속도로 아찔한 경배를 올린다

그녀의 성전에서 태초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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