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정록 교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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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통밥

시인 이정록 교수 2016. 6. 7. 22:14

 

 

 

 

 

 

 

 

 

 

 

 

 

 

 

- 죽 통 밥 -

 

 

 

                     승목 이 정록

 

 

 

 

선비의,

대쪽같은 푸른 기상과

혼이 깃들어 있는

신령스런 대숲

.

 

삭풍한설 후려도

죽피적삼 한벌 걸치지 않고

가지 마듸 마듸 설화 피우고

.

 

댓잎,

서걱 서걱 손 비비며

긴긴 엄동설한,

사시사철,

흐트러짐 없는 푸른 기운

백년을 살아 견뎌

.

 

죽력과 죽황의 내공

층층이 쌓고 쌓아

마듸 마듸 원통 속

자연의 이치,

우주의 순환,

전설의 혼백,

담아내고

.

 

인간 군상들

생과사 이야기,

주워들은 추억,

모두를 주워 담았지

.

 

그 허리 마듸 마듸를 잘라

이젠,

담아주는 밥그릇 되어

층층 쌓아온

죽력과 죽황의 내공

인간들,

레시피 재료와 섞었지

.

 

방 구들 덥히는곳

부석 고래에 걸린 가마솥에

층층이 쌓고,

주워 담았던 인간의 추억 붓고

뚜껑을 닫았어

.

 

댓잎 불 쏘시게를 자연의 이치로

푸른 불 댕겨 아궁이를 달궜지

불을 재우고 뜸을 들이고

글뚝끝 푸르른 연기

훠이 훠이

하늘끝 오르는 전설의 춤사위

죽통 그릇 영혼 위로하는

의식이 되고

.

 

된통 터진,

통큰 댓통 가마솥 사랑

댓통 고요 흐르고

뜨거운 눈물 죽통 타고

그렁 그렁 맺히니

순결한 죽통밥 되었어라

 

 

 

                     201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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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통밥 이란 -

        (레시피)

 

 

대통밥은,

전라남도 담양 지방의 향토 음식으로 죽통밥이라고도 한다

 

담양은 토양과 기후가 대나무가

자라기에 적합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대나무가 서식하고 있다

 

이 지역 대나무는 크기가 클 뿐만

아니라 결이 곧고 단단하다

 

대통밥은 3년 이상 자란 왕대의 대통을 잘라 밥을 짓는데,

대나무의 향기가 밥에 스며들기

위해서는 대통을 한 번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대나무의 죽력과 죽황이 밥에 배어들면 인체의 화와 열을 식히는 역할을 하여 기력을 보강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대나무 줄기에서 솟아난 순을 죽순이라고 하는데,

맛이 담백하고 향이 좋아 예로부터

여러 요리에 이용되었다

 

멥쌀, 찹쌀, 흑미, 검은 콩 등을

깨끗하게 씻어서 물에

충분히 불린다

 

은행은 팬에 기름을 조금만 두르고

흔들어 가면서 파랗게 볶아 내어

종이 타월로 속껍질을 제거한다

은행에 굵은 소금을 넣어 볶으면

껍질이 잘 벗겨진다

 

밤은 껍질을 벗겨 4등분으로 자르고,

잣은 고깔을 제거한다

대추는 반으로 갈라 씨를 발라내고

길이로 4등분 한다

 

대나무에 불린 쌀과 콩을 넣고,

그 위에,

은행, 밤, 잣, 대추 등을 올린다.

 

이때 내용물이 통의 1/2를 넘지 않도록 담고, 소금간을 한 물을 재료 위에서 2cm가 되도록 붓는다

 

대나무통을 한지로 덮고 종이끈으로

묶고 압력솥에 넣고 찐다

 

 

 

                   요리 칼럼/승목 이정록

                         

 

 

 

            Photo  by  J R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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